응시생·학부모 “2차 평가 채점기준·객관성·공정성 없다”
1차 90점대 고득점(전체 순위 3.69%) 2차에서 탈락 “황당”
“교실별 면접관 다르면 시험 유형도 다르게 하는 게 맞다”
“평가 중 이상한 질문까지…면접관 기분 나빴다”
‘깜깜이’ 임용고시… ‘채용 비리는 없는지?’ 궁금증 증폭

청와대 홈페이지에 임용고시에 응시했던 수험생들이 올린 글들.

‘한마음 교사되기(교원 임용고시)카페’에도 임용고시에 관련한 많은 문제점들이 올라와 있다.

▶ 서울시교육청·세종시교육청 응시생들 불만 폭주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임용고시 최종 합격자 심사가 ‘깜깜이 평가’ 로 ‘의문점이 많다’는 지적이 전국 응시생들로부터 잇따르고 있다.

급기야 서울시교육청은 응시생들의 불만이 쇄도하자, 현행 교원임용시험 제도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2.2~2.11 기간으로 설문조사까지 했다.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이 시행한 임용고시에도 1차 필기시험에서 전체 3.69% 내에 들어 고득점으로 합격했던 학생이 2차 시험(수업 지도안 평가, 심층면접: 구상형 1. 즉답형 3 , 수업실연)에서 탈락해 학생과 학부모 반발이 거세다.

수험생들은 채점기준도 모르고 객관성과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2차 시험의 엄청난 변별로 1~2년의 노력이 한순간에 거품이 되는 현실이 너무 어이없다며, 임용고시는 유·초·중고생을 가르치는 교사를 뽑는 모든 교육의 시작인데, 등용시험에서 조차 투명성과 신뢰성이 없는 것은 크게 잘못된 시스템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 2차 시험 엄청난 변별에 면접관 자질도 문제

응시생들은 1, 2차 시험의 엄청난 변별력도 문제이거니와, 2차 시험 평가관의 자질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응시생 A씨는 “면접관이 평가 중에 이상한 질문을 해 기분이 나빴다”며 “평가를 위한 기본교육도 받지 않고 면접관으로 오는 건지, 장학사라는 사람들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수험생 B씨도 “모든 국가고시가 답안을 공개하고 있는데, 임용고시만 비공개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교실별로 면접관들이 다르면 시험 유형도 차별화해서 보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응시생들은 교원 임용시험 답안 공개를 요구하며 관계 기관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한마음 교사되기(교원 임용고시)카페’에도 임용고시와 관련해 많은 문제점들이 올라와 있다.

수험생 C씨는 “어느 부분에서 점수가 깎였는지 모르고 2차 평가와 관련한 모든 내용이 철저히 비공개라고만 하면, 자신의 오류를 알지도 못하고 어떻게 또 다음시험을 준비해야 하느냐”며 “채점 기준조차 공개하지 않는 시험에 자질도 없는 면접관 손가락 하나에 합격-불합격이 결정되는 시험이 무슨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임용고시냐”고 반발했다.

▶세종시교육청 응시 1차 90점 가까운 고득점자(전체 순위 3.69%) 2차서 탈락

세종특별자치시 임용고시에서도 1차 시험에서 고득점으로 합격했던 학생들이 탈락,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반이 거세다.
731명이 지원했던 유치원 교사 임용 1차 필기시험 커트라인(합격선)은 81점이다.
이 시험에서 90점에 가까운 고득점으로 27등(전체 순위 3.69% 이내)을 해 1차에서 합격했던 D학생은 2차 면접(수업실연)에서 탈락했다.
2차 시험에는 1차에서 합격한 164명이 응시해 최종 102명이 합격했다.
1차 시험 50%, 2차 면접 50% 점수가 합산돼 최종 합격자를 평가했다.
D 학생은 최종합격자 발표 결과에 “너무 황당하고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이 학생은 “2년을 준비해 1차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고, 2차 시험도 1차 발표 후 한 달간의 시간이 있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면접시험 준비를 했다”며 “면접도 요소별로 챙겨 잘 치렀다고 생각해 분명 합격할 줄 알았는데 결과에 놀랐다”고 분함을 표출했다.
그는 “채점 기준도 공개하지 않고 감점 이유도 모르면 어떻게 피드백이 되느냐. 죽을 듯 또 1년을 준비해야 하는 게 너무 속상하다”며 “2차 시험에서 교실마다 평가 면접관이 다른데, 이러한 시험에 무슨 객관성과 공정성이 있겠느냐”고 따졌다.

▶ 세종시교육청, 채점기준 등 2차 시험 관련 정보 “비공개”

세종시교육청은 △1차 필기시험 점수·전체 순위 △2차 면접·수업실연 점수·전체 순위 △면접관 선정 절차 △면접관(평가 위원) 명단 공개 요구에 ‘개인 정보’를 이유로 모두 거부했다.
평가위원 선정 관련해서도 세종시 교육청 주무관은 “최소 5년 이상의 부장급”이라고 한 반면, 사무관은 “10년 이상자”로 밝혀 주먹구구식 선정의 일면을 보여줬다.
면접평가위원도 1차 필기시험이 끝난 2017. 12. 26 선정위원회에서 선정했다.
2차 면접시험인 2018년 1월 3~4일과는 불과 1주일을 남겨놓고 선정해 평가와 관련한 교육은 물론 자질·자격에도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지역별, 대학별 응시 집계 자료 요청에도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깜깜이’ 임용고시에 ‘채용비리’가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D학생의 학부모 E씨는 “1차에 비해 2차 변별력이 너무 큰 것도 문제”라며 “유치원 교사 면접이 무슨 방송사 아나운서나 항공사 스튜어디스를 채용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말 빨’만 따져 평가하는 시험이냐” 며 “이런 불합리하고 불투명한 임용고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지, 하소연 할 데도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2차 면접 평가는 선정된 평가위원 5명이 채점을 해 최고-최저 점수만 빼고 가운데 3명 평가위원이 낸 평균 점수를 개인점수로 합산했다”며 “면접관 선정은 관내 교장, 교감, 경력자(최소 5년 이상의 부장급)로 선정했고 7개 교실에 5명씩 모두 35명이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 교육부 “평가 기준·척도는 마련돼야”

상위 기관인 교육부는 교원 임용권 자체가 법령상 시·도교육감에게 있어 교육부에서는 어떤 ‘정보 공개’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부의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 교육부는 권한이 없다”며 “필기시험의 경우 ‘정량’적인 부분이라 ‘맞느냐-틀리느냐’로 객관적이지만, 면접은 ‘정성’적인 내용으로 수치화나 객관적 근거 마련은 어렵지만, 평가 기준이나 척도는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영식 기자  news@jb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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