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미끼로 직원 모집 뒤 공유지분 땅 분할 방식으로 판매

“개발 호재”라며 계약서 쓰게하고 부동산 물건 확인 안시켜줘

시흥시청·부동산 중개소 “개발제한구역·자연녹지로 개발 불가”

토지 이용 계획·공시 지가·공유지분 확인 등 꼼꼼한 파악 필요

▲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에 위치한 ‘㈜ 현대에스크로우’라는 기획부동산 사무실 출입문.

제보를 받고 방문했으나 “취재에 불응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충북 청주시 지역에서 기획부동산 사기 피해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획부동산은 개발이 어려운 토지나 임야에 대해 이득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투자자들을 모집한 후 이를 쪼개 판매하는 이른바 지분 판매 방식으로 이익을 얻는 부동산업자들이다.

피해자가 늘어나는 만큼 관계 당국의 집중적인 조사가 요구된다.

제보에 따르면 기획부동산은 취업을 미끼로 직원을 모집한 뒤, 그 직원들에게 공유지분의 땅을 분할 방식으로 판매하라 하고, “개발 호재가 있다”며 계약서를 쓰게 하고 있다.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에 위치한 ‘㈜현대에스크로우’라는 기획부동산 사무실은 건물 외곽에는 간판이 걸려 있지 않고 승강기 입구와 엘리베이터 내에만 작게 표시돼 있다. 이 기획부동산은 2019년 3월경 서원구 산남동에서 ‘(주)대성’라는 이름으로 활동해 오다 지난해 7월쯤 성화동으로 옮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피해자) J씨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경기도 시흥시 금이동 산 26-6 中 부동산(면적 40㎡· ㎡당 35만원·총 1400만원)을 ㈜현대에스크로우와 매매 계약했다.

▲ 기획부동산 사기 피해를 주장한 J씨의 토지매매 계약서. 검은 선 부동산 소재지가 26-6 中으로 공유 지분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공유 지분으로 되어 있으면 매도 시 어려움이 커 사기 확률이 매우 높다.

J씨는 “개발 호재가 있어 사놓으면 10배 가까이 수익이 있다. 깃발을 꽂고 공사 중이니 빨리 사라고 해 계약서를 썼다”며 “계약서 작성 후에도 부동산 물건을 확인시켜 달라고 3~4번 얘기했지만, 다른 사람이 인접한 땅을 사거나 계약서 쓸 사람이 있을 때 확인시켜주겠다고 해놓고 현재까지 확인 시켜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등기 수수료(90여만원)를 납부하지 않으면 부동산을 압류한다고 했다”며 “등기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는 부과돼도, 압류한다는 말은 듣지 못해 이 매매 계약이 사기인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상기 부동산의 ‘개발 호재’ 확인을 위해 경기도 시흥시청과 인근 부동산 중개 사무소에 알아본 결과, 이 지역은 개발제한구역과 자연녹지로 개발이 불가한 지역으로 드러났다.

▲ 사기 피해자가 매입한 경기도 시흥시 금이동 산 26-6. 시흥시청과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확인한 결과 개발제한구역과 자연녹지로 개발이 불가한 임야로 나타났다.

기획부동산 사기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토지 이용 계획 조회 및 토지실거래 가격 확인 △해당 땅의 개별공시 지가 확인 △부동산의 공유지분 여부 확인 등을 꼼꼼한 파악해야 한다고 부동산 업계는 강조했다.

특히 토지매매 계약서상에 부동산이 공유지분으로 되어 있으면 매도가 어렵고, 사기확률도 매우 높다는 것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기획부동산 사기 피해는 국토부나 해당 자치단체 홈페이지에 부동산불법거래 신고(☏1833-4324)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예지 기자  news@jb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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