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주시 등 사실조차 파악 못해 “감사부서 있으나마나”
시민들 “벌어 세금내기도 어려운데… 조세 저항 오면 어쩌나”

2억 8천만원을 투입한 청원구 내덕동 청북교회 앞 사거리 회전교차로. 설계 부실로 준공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재공사 하고 있다.

청주 청북교회 앞 회전교차로 설계부실로 재공사
엉터리 교통영향 평가 율량2지구 중리교·차로 재공사
청원 문의문화재단지 토산품 전시·판매장 10년째 방치
40억원 투입 가덕생활체육공원 ‘무용지물’
1억 1400만원 투입 ‘청년 꿈 제작소’ 이용객 없는데 전등·난방만 풀가동
청주공예비엔날레 CD프로젝트 2년 만에 철거 4억 낭비

▶ ‘있으나마나’한 감사 부서 재정비해야

<속보>= 수억에서 수십억에 이르는 예산이 투입된 시설물들이 방치되고 있지만 이를 책임지는 담당 공무원이나 해당기관은 없다. (본보 8월 25일자 1면)

설계 부실로 인해 회전교차로가 재공사 되고, 엉터리 교통영향평가로 교량과 도로가 재공사 돼 혈세가 낭비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충북도 등 일선 자치단체 감사부서는 이런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징계 등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있으나마나’한 감사 부서에 대한 기구 재정비는 물론 각종 사업에 대한 책임실명제 등 제도적 시스템 마련이 요구된다.

▶청주 청북교회 앞 회전교차로 1년도 안 돼 재공사

청주시가 지난해 국비 1억 4천만원과 시비 1억 4천만원 등 2억 8천만원을 투입해 청원구 내덕동 청북교회 앞 사거리 회전교차로 공사를 했지만 설계 부실 등으로 준공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교통섬 시설물(둘레 석 상층부 대리석)이 파손돼 재공사를 하고 있다.

재공사(시공사:GS건설)에 투입된 예산은 3천만원.

재공사 원인에 대해 청주시와 시공업체인 ‘정본건설’은 도로교통공단충북지부의 ‘설계 부실’을 지적했고, 도로교통공단충북지부는 시공업체의 부실공사라고 맞섰다.

공사감독기관인 청주시는 ‘설계 부실’을 원인으로 들었지만 재공사로 인한 예산낭비에 대한 책임은 면키 어렵다.

시에 따르면 이 회전교차로 공사는 국민안전처, 도로교통공단충북지부, 청주 흥덕경찰서 등이 협의해 추진했다.

▶율량2지구 중리교·차로 엉터리 교통영향평가 재공사

엉터리 교통영향평가로 준공된 지 3년도 되지 않은 교량과 도로가 파헤쳐지면서 재공사로 주민혈세가 낭비된 사례도 있다.

LH충북본부가 율량2지구 LH9단지 등 택지개발(3,200여 세대)을 하면서 지난 2013년 12월 중리교를 준공했지만, 2년 조금 지나 입주민들의 상습 차량정체 민원이 제기됐다.

LH충북본부로부터 도로 시설물을 인계한 청주시가 2억 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2월 율량2지구 내 중리교와 차로, 가속부차선 확장공사를 발주했다.

시 관계자는 “교통영향평가심사위원회의 충분한 검토와 분석이 부족했던 결과물”이라고 지적했지만, 도 관계자는 “교통영향평가는 전문가가 심의하는 것으로 도 감사관실에서 ‘잘했다. 못했다’를 판단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발뺌했다.

이에 앞선 지난 8월 충북도 감사관실은 “업무 추진상 위법이나 부당한 사례가 적발되면 감사에 따라 처분하겠다”고 말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흐지부지 됐다.
지난 5월 도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세대 입주 후 확장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당시 1개 교량이면 ‘가능(충분)’하다고 분석·판단한 것이 잘못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해명했다.

도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는 관련 학회, 전문가협회, 대학교 추천 등 37명 위원으로 구성됐으며 기본 수당 7만원 외에 교통비, 보고서 검토 수당 등이 지급되고 있다.

▶문의문화재단지 토산품 전시·판매장·가덕생활체육공원 무용지물

지난 2008년 문을 연 청원 문의문화재단지내 토산품 전시·판매장은 주민숙원사업으로 5억원의 혈세가 투입돼 개장됐지만, 10년째 운영 부실로 방치되고 있다.

주민들 요구로 무려 40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가덕생활체육공원도 이용자가 없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이용객이 없는데도 시설 관리 직원은 정규직 1명, 계약직 1명 둥 2명이나 배치돼 있다.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청년 꿈 제작소’ 이용객 없어

지난해 12월 문을 연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내 ‘청년 꿈 제작소’ 도 마찬가지다.
1억 1400만원이 투입됐지만 이용객은 없고 전등과 난방만 풀가동돼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공예비엔날레 CD프로젝트 2년 지나 철거…4억 낭비

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85만 청주의 꿈’ CD프로젝트 사업으로 추진했던 CD프로젝트 사업도 3억 7000여만원의 혈세가 투입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CD들이 곳곳에서 떨어져 나가 면서 흉물로 전락해 지난 5월 철거됐다.
폐 CD 30만 8193장을 수집해 설치했지만 2년 지나면서 철거되면서 비용으로 1452만원만 이 또 낭비됐다.
청주시 감사관실은 “청원군 시절에 발생한 사례도 있고, 인사이동으로 인한 업무 담당자 파악 등으로 징계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예산낭비에 시민 A씨는 “벌어서 세금내기도 어려운 형편인데, 지자체들이 엉뚱한 곳에 예산을 쓰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만 하다”며 “이런 식으로 혈세 낭비가 만연하다보면 향후 조세저항이 일어날 수 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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