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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사는 것의 즐거움단순하게 살려면 모든 것을 작게, 더 작게 하라.

그릇이 작아야만 음식도 더 적게 담을 수 있다.
음식이든 인생이든 마찬가지다.
최소 규모의 삶에 최대의 행복이 깃든다.

시골에 살며 행복할 찰나는 새소리를 들으며 깨어나는 아침이다.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몸은 가뿐하고 기분은 상쾌했다. 일어나면 가까운 휴양림을 다녀온 뒤 식사를 하는데, 밥 반공기와 구운 생선 반 토막, 과일 한 조각, 두유 한 잔이 아침 식단이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또 오늘 읽을 책이 있고, 하루를 온전하게 내 뜻대로 쓸 수 있다. 나는 자유롭다. 아침의 신성한 기운 속에서 살아 있는 기쁨을 만끽한다. 이 기쁨은 마음을 비운 단순함이 내게 주는 선물이다. 나는 늘 “이 아침의 마음으로 살자”라고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인생의 어느 시기에 나는 단순한 삶에서 보람과 기쁨을 찾으려 애썼다. 열여섯 해 전 번잡한 서울 살림을 접고 시골에 내려오며 시작된 변화다. 마흔을 넘어서고 시골에 내려오며 그동안 내 삶의 방식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20대 후반 출판사를 창업하고 쉬는 날도 없이 일했다. 운이 좋아 출판사는 번창했고, 잘 먹고 잘 살았다. 인생이 평탄하게 풀려나가는 듯했지만, 정작 내 심령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
이삿짐을 정리하면서 입지 않는 옷이 너무 많음을 깨달았다. 쓸 만한 옷들은 필요한 이웃에게 나눠주고, 남은 옷들은 처리했다. 그래도 옷장에 남은 옷들은 평생을 입을 만큼 넉넉했다. 나는 왜 이토록 많은 옷을 사들였을까? 다른 살림도구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정리했다. 쓰지 않는 것들은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남은 것은 미련 없이 버렸다. 시골에서 혼자 밥 끓이며 살던 그 시절 노자와 장자의 책들을 읽으면서 욕심을 비우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

적게 벌고 적게 쓰며 사는 심플 라이프는 내 안의 절박한 도덕적 요청이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어디선가 “미래는 늘 불확실하다. 그래서 삶은 단순해야 한다”라고 썼다.
자연에서 모든 잉여는 죄악이다. 새들은 오늘의 먹이만을 구할 뿐 그것을 쌓아놓지 않는다. 별들은 단순한 공법으로 완전한 집을 짓는다. 필요하지도 않은 많은 물건을 사서 흥청망청 낭비하며 사는 것은 사람뿐이다. 우리는 사는 데 필요한 물건을 사들이고 그것을 쓰는 가운데 작은 기쁨을 누리기도 하지만, 물건의 소유가 주는 보람과 기쁨은 매우 짧다. 그토록 갖고자 하던 물건도 욕망의 유효기간이 지나면 시들해진다. 우리 욕망은 더 새로운 것을 향한다. 그동안 나를 누추하게 만든 것은 탐욕이었다. 나는 욕망으로 빚은 허상의 집에 갇힌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그 집을 잃을까봐 나는 그토록 전전긍긍했다. “자기 집이 무너지는 걸 보고 박장대소할 수 없는 사람은 아직 유랑 생활이 준비되지 않은 것이다.” 사실 사람이 사는 데 그렇게 많은 물건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단순한 삶은 적게 먹고 적게 쓰며 사는 방식으로만 실현이 가능하다. 고대 철학자 디오게네스(Diogenes)는 옷 한 벌, 물컵 하나만을 배낭에 넣고 떠돌며 살았다. 어느 날 한 소년이 샘가에서 두 손을 모아 물을 떠먹는 것을 보고 물컵마저 버렸다.

무소유의 삶은 역설적으로 물건들의 속박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최근에 이런 생각들을 담은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작은 집, 소식(小食(덧말:소식)), 단순함에 대한 예찬이요,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적극적인 제안이다. 뜻밖에도 많은 분이 공감을 보내주었다.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무엇에도 속박되지 않는 삶, 그것들을 뒷받침하는 생명, 건강, 자연 같은 요소들이다. 이것이 본질이다. 마음의 어지러움이 이것들을 바로 보지 못하게 한다. 욕심을 비워야 마음이 고요해지고, 그때 비로소 이 본질이 드러난다. 오직 사랑하고, 마시고, 미소 짓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때 존재는 기쁨과 활력으로 넘친다. 본질에 다가가는 단순한 삶에서 우리 내면은 충만해지고, 지속적인 행복감이 가능해진다. 내일의 걱정을 오늘로 미리 끌어당겨 살 필요는 없다. 지금보다 행복하고 싶다면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단순함에 머무르며 오늘의 일에 충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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