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
충북 지명의 어원 찾기(1)

음성교육지원청

이 상 준 교육장

중부포커스가 독자 여러분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충북도내 지명과 관련한 유래를 11월 7일 부터 연재합니다.

<자료제공: 음성교육지원청 이상준 교육장>

지명유래, 선조의 꿈·생각 공유하는 감동

오늘날 우수한 토목 건설 장비의 출현으로 도로 건설과 농공단지 조성, 택지 조성, 경지 정리 등에 의해 급격하게 지형이 변화했다.
그에 따라 조상들의 피와 땀이 서린 유서 깊은 생활 터전이 하루아침에 파헤쳐지고 변형되어 귀중한 고유의 지명들이 존재 이유가 변하거나 지명 자체가 소실될 위기에 처해 있는 위기의 순간을 맞고 있다.
이에 수천년을 이어 내려온 조상들의 얼과 정신은 물론 국어 연구의 귀중한 자료를 보존하기 위해서도 지명의 변화 과정을 밝혀 어원을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름의 혼란은 한자가 우리 땅에 전해진 후에 대대로 구전되어 온 지명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하여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시작됐다. 이 혼란이 언어 변화의 과정을 남기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한 것이다.

지명을 한자로 고치기 시작한 것은 신라시대부터 시작되었다. 신라가 문무왕 8년(668)에 삼국통일을 이룩하고 경덕왕 16년(757) 12월에 신라 전국에 9주를 두고 군현(郡縣)의 명칭을 고칠 때 전국의 땅이름이 순수한 우리말로 되어 있어 속되고 방언이 섞인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여 아름다운 이름으로 고치고자 한자음으로 표기하였다고 전해진다.
한자로 표기하기 위해서는 음역과 의역을 선택해야 하고, 의역을 하자면 그 지명에 얽힌 어원을 알아야 하는데 구전되어 오는 것이라 지역 주민들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따라서 주민들마다 다르게 이야기하는 지명에 대한 전설, 지역의 이름을 미화하려는 가상의 의미, 소리에 따라 생각나는 개인 나름대로 유추하는 상상적 의미, 그리고 한자로 표기하는 사람의 개인적 취향에 의하여 지어낸 의미까지 한자로 의역할 때의 지명 변화 요인이 된다.

이러한 한자 음역의 특성에 따라 한자의 의미 속에 한자로 표기될 당시의 옛 지명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 지명에 깃든 뿌리와 어원을 찾아내는 단서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잘못 음역된 지명을 가지고 그 의미를 유추하여 오히려 엉뚱한 전설과 어원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지명을 연구하면서 조상들의 생각과 고민과 임기응변의 재치, 그리고 유머를 발견할 때는 조상들의 장난기 어린 얼굴을 떠올리며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기도 한다.

옛 조상들이 쓰던 옛 언어를 재구성하고 선조들의 꿈과 희망, 생활에서 느끼는 일상적인 생각들이 있는 그대로 녹아 있는 지명의 어원을 찾는 일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며 가슴 설레는 일이기도 하다.

충북 지명의 어원 찾기

(1)고개를 가리키는 지명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사방이 고갯길일 수밖에 없고 마을이나 농지로 가는 길목마다 가로막는 고개에 대한 명칭 또한 많을 수밖에 없다.

고개라는 말의 옛말은 ‘잣’과 ‘재’였고 우리 지역에서 잘 알려진 문경새재를 비롯해 하늘재, 수름재, 말티재(말티고개)와 같은 지명에 많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고개를 의미하는 지명 표기에는 그밖에도 ‘티‘라는 말이 쓰이고 있고 한자로 표기된 말로 ‘치’(峙-우뚝 솟다, 언덕), ‘현’(峴-고개, 산이름), ‘령’(嶺-재, 산봉우리, 연산, 잇따라 뻗어있는 산줄기) 등이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이것은 고유 지명을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글자의 의미차이에 따라 구별해 표기하기도 하지만 고개의 모양이나 크기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없기에 혼란스러움이 있다.

우리 지역에서 △‘티’가 쓰인 예로는 행티(살구재 -단양 가곡) 시여티, 말티(청주 남이), 쉬어티고개, 구년티, 가래티, 가마티, 염티재(청주 문의), 배티, 연배티(청주시 모충동), 쉬염티(청주 가덕), 새티고개(청주 내수읍)

△‘치(峙)’가 쓰인 예로는 수리치(보은 수한) ‘작치(청주 오창읍), 거지치(청주 낭성), 궁치(청주 미원), 구녀치(청주 문의), 갱치(청주 현도)

△‘현(峴)’이 쓰인 예로는 노현(청주 가덕), 백현, 보현, 복현(청주 오창읍), 차현(청주 남이), 적현(청주 문의), 궁현(청주 강내), 율현(청주시 내덕동)
△‘령(嶺)’이 쓰인 예로는 추풍령(영동 추풍령), 죽령(단양 대강), 이화령(괴산 연풍), 피반령(보은 회인) 등 고개를 의미하는 지명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말로 고개 또는 재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 고개 : 산이나 언덕을 넘어 다닐 수 있도록 길이 나 있는 비탈진 곳
* 재 : 길이 나 있어서 넘어 다닐 수 있는 높은 산의 고개
로 풀이되어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고개’는 ‘재’보다 의미의 폭이 넓은 말이며 ‘고개’ 중에서도 높은 산의 것을 ‘재’라고 할 수 있다.

‘영(嶺)’은 ‘재’와 동의어로서 <훈몽자회>와 같은 예전 문헌에도 ‘재’와 ‘영’이 같이 돼 있어 고유어 ‘재’의 한자어가 ‘영’임을 알 수 있다.
‘치(峙)’는 고유어 ‘티’의 한자어로 생각되며 일반적으로 험한 고개를 표기할 때 쓰인다고 하나 이는 일부 지명의 예를 들어 추측할 뿐이다.

중부포커스  webmaster@jbfocus.co.kr

<저작권자 © 중부포커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부포커스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