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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훈 군수 독선(獨善)과 로봇 진천군의회

지난해 3월 진천군이 장례종합타운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로 화장장 추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주민 설명회가 없어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화장장은 그렇지 않아도 돼지농장과 퇴비공장 등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장관리, 사곡리, 구봉리 주민들에게는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경제성은 물론 타지 사체를 들여와 태워 ‘생거진천’ 이미지를 떨어트린다는 이유로 군의회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주민들은 화장장 대신 화장장려 지원금을 요구했고, 지난해 말 김동구 의원 발의한 화장장려금 조례안은 가결됐다.

이틀에 1구의 사체를 화장하려 10명에 가까운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출하는 게 경제성에서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화장장 예산을 삭감하자 군은 화장장려금 지원 조례안에 재의를 요구했고, 삭감된 예산은 추경에 다시 올렸다.

화장장 추진에 제동이 걸리자 군은 공모형식으로 추진하기 위해 7개 읍·면에 공문을 보냈으나 어느 한곳도 화장장을 자기 지역으로 추진하겠다는 의견은 없었다.

7개 읍면 전 지역에서 화장장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설문조사에서 140명 응답에 140명이 찬성했다는 초평면은 화장장 설치에는 “주민피해가 커 안된다”며 이율배반적인 입장을 보였다.

마을이장, 노인회장, 새마을지도자 1011명을 대상으로 했다는 설문조사는 공정성과 객관성 결여로 감사원으로부터 ‘기관주의’를 받았다.

“화장장 반대의견을 냈더니 공무원이 이름까지 쓰라고 했다” 는 주민들의 지적에서 설문조사가 얼마나 엉터리인 지를 엿볼 수 있다.

29일 유영훈 군수는 화장장 설치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공증된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60%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다시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화장장 추진이 이뤄질 때까지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것인가.

고집과 아집이다. 주민 대의기관인 의회는 왜 있는가.

화장 장려는 중앙정부의 장사문화 정책이다. 화장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성을 따져 화장장 설치보다는 화장장려 지원금을 주자는데 이 내용이 “다르다”고 하는 유 군수의 말은 어불성설이다.

예산안 심의 전 화장장 예산을 통과시켜줘야 한다며 줏대없이 움직이는 일부 의원들의 자질도 묻고 싶다. 의회는 의원 합의체 기관이다. 의원들의 찬반의견을 물어 화장장려 지원 조례안은 통과됐고 예산도 삭감됐다. 의회 결정은 곧 군민 의견이다.

집행부가 추진하는 일들이 제동이 걸린다고 해서 매번 주민여론조사를 해야 한다면 모든 복지시설도 여론조사에 부쳐야 한다.

국고보조금도 예산낭비가 될 것이라고 판단되면 반납하는 것이 맞다. 국비도 군민 세금이다.
눈먼 나랏돈이라고 흥청망청 쓰면 안된다.

유 군수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소모적 논쟁’은 집행부가 야기시킨 것이다. 군민간 갈등을, 의원들간 불협화음만 만들고 있다.

공증된 기관을 통해 여론조사를 다시 하겠다는 것은 이전에 행한 여론조사는 조작됐다는 얘기다.

외부나 내부 간섭없이 투명하게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동안 불투명했다는 고백이다.

“60% 이상 찬성을 얻지 못하면 모두 반납하겠다”는 것은 주민들을 현혹시키는 말 장난이다.

정히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면 찬성기준을 90% 이상으로 잡아보는 게 설득력 있지 않을까. 예행연습으로 공무원, 이장들을 동원해 두 번씩이나 여론조사를 했으니 말이다.

인근 청주시가 운영하는 목련공원도 올해 9월말 현재 6억여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밀어붙이기 화장장은 안된다.

지역기관단체장들을 불러 전국 처음으로 화장유언 남기기 서명운동을 했다고 호들갑떠는 집행부의 작태도 치졸하다.

이틀에 1건 화장하려 화장장을 설치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화장로 2기를 시설해 놓고 1기만 운영하겠다”는 집행부 관계자의 답변에서 이 사업의 무모함이 직시된다.

국비 받아 시설은 해놓고 가동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눈먼 나랏돈이니까…. 화장장은 주민 숙원사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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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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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장단 2013-09-02 00:23:39

    남들이 군수가 주는 내용만을 그대로 베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주민들이 그추위에 1인시위 해가며 왜 반대하는가를 솔찍하고 있는 그대로 써주신 기자님 감사합니다. 속이 후련합니다 강한자만을 대변하지말고 약자의 편에서 왜 아파하는지를 살펴주는 그런기자 이십니다 진천 화장장 반대 끝까지 승리하겠습니다. 화이팅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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