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
산불, 누가 막을 것인가?

▲ 안광태 충북도산림녹지과장
지난 주말 포항과 울산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어마어마한 피해를 안겨 주었다.

안타깝게도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주택, 축사가 소실되면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의 아픔은 따사로운 봄볕마저도 시리게 만들고 있다.

예부터 치산치수는 군왕의 제일 덕목이었다. 1978년 4. 8일자 동아일보에는 치수치수에 대한 박정희 전대통령의 견해가 보도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이 곧 국력의 원천이요 생활의 터전이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도 중요하지만 산불방지에 철저를 기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은 산림녹화의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피력하면서 또한‘온 국민이 산불에 대한 감시와 경계를 빈틈없이 실천해 나가면 재난은 언제든지 막을 수 있다’라는 선언을 하고 있다. 물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견해를 빌리지 않더라도 산불은 한 순간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것이지만 온 국민이 감시자가 된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재난이다.

산불의 대부분은 실화이다. 우리 도의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 124건의 산불이 발생하였는데 입산자 실화 32건, 논밭두렁 소각 20건 등 전체 산불의 80% 이상이 실화이다. 물론 산불피해를 확산시키는 원인은 기온과 바람이다. 상승하는 기온은 지피물을 바싹 말려 숲을 거대한 불쏘시기로 만든다.

여기에 남녘의 꽃소식을 전하는 바람은 대기를 건조하게 만들어 화신(火神)의 역할을 하는 것이니 106년만의 최고 기온과 시속 20km에 육박하는 강풍이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는 보도를 입증하는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순조 4년(1804년)에 강원 감사 신헌조(申獻朝)가‘이달 3일 사나운 바람이 크게 일어나 산불이 크게 번졌는데, 삼척(三陟)·강릉(江陵)·양양(襄陽)·간성(杆城)·고성(高城)에서 통천(通川)에 이르는 바닷가 여섯 고을에서 민가(民家) 2천 6백여 호, 원우(院宇) 3곳, 사찰 6곳, 창사(倉舍) 1곳, 각종 곡식 6백석, 배 12척, 염분(鹽盆) 27좌(坐)가 불에 타고 타 죽은 사람이 61명이었다.’라는 내용을 보고하고 있다.

당시 산불원인을 알 수 없으나 해안가 거센 바람이 작용하였다는 점을 보면 조선시대 산불 역시 기온과 바람 등 자연적 영향을 받았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국내 첫 도시산불이라는 포항과 울산지역의 산불은 기온과 바람의 관계에 도시화 원인을 더하고 있다. 도시입지를 위한 난개발이 산림으로 범위를 넓혀가면서 주거공간이 산불로부터 위협을 받는 악순환에 빠져드는 현실을 간과할 수 없다.

숲은 나날이 울창해 질 것이며 개발용지 부족 문제로 도시는 산으로 산으로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산불은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대형화된 산불은 몇 킬로미터씩 날라다니는 비화(飛火) 현상을 보인다. 포항산불에서도 아파트 19층이 비화에 의해 전소된 사실은 경험하지 못한 국민들에게는 충격이었을 것이다. 산불이 단순한 자연재난에 불과하다며 소홀하게 생각하던 분들도 이번 산불을 계기로 새로운 다짐을 해주시길 기대해 본다.

우리가 스스로를 지키는 일은 간단하다. 논밭두렁 소각을 하지 말고 생활권 주변에서 쓰레기 소각이나 어린이 불장난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면 된다. 또한 산불이나 산불로 번질 상황을 발견하면 시군 산림부서나 가까운 소방서에 신고하는 자세를 갖춘다면 불행한 재난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대 국가 지도자가 밝힌‘산불재난 역시 온 국민이 빈틈없는 감시와 경계자 역할을 하게 된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라는 신념으로 도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산불재난으로부터 가족과 이웃의 소중한 생명은 물론 재산을 지키는 슬기로운 지혜를 모아주길 소망한다.


안광태  akt1215@korea.kr

<저작권자 © 중부포커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광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