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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소통 부재’가 부른 황당한 결말…완공된 시설물 때려 부수는 괴산군 공모사업괴산 금평마을 ‘생활여건 개조사업’ 파행…투표 끝 결국 시설물 ‘철거’ 결정

괴산군-농어촌공사 ‘네 탓 공방’ 속…시설물 철거 비용까지 또 혈세 낭비 처지

금평1리 주민들은 “1구간 복개공사는 암거 바닥과 도로 측면의 고·저차로 폭우 시 위험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 소통 부재로 인한 행정 실패’로 막대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23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공공사업 일부 시설물(암거)이 철거 결정이 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금평리 ‘금평마을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이 그 현장이다.

지난 2020년 괴산군이 농림축산식품부의 공모(‘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사업에 선정됐고, 이후 2021년 군-한국농어촌공사 괴산·증평지사와 위·수탁 쳬결을 통해 추진됐다.

사업비는 총 22억 7,400만원(국비 16억8,800만원·지방비 5억3,800만원·자부담 4,800만원)이다.

‘금평마을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내용은 △생활·위생·안전 등 기반시설(암거 포함) 정비 △재래식 화장실·하수도 정비 △슬레이트 지붕 개량 △담장 정비 △휴먼 케어 △ 주민역량 강화 등이다.

23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가운데, 완공된 시설물인 암거가 철거 결정을 맞게 된 것은 금평리 마을 전-현 이장 간의 갈등과 괴산군·한국농어촌공사·시공사와 주민들과의 소통 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마을 주민들은 둘로 갈라졌다.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심각한 주민 갈등이 표출됐다.

마을 주민들은 "전 이장 H씨가 사업추진과 관련해 어떠한 상의나 동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공사를 결정하고 추진했다"며 ”주민들의 편의보다는 전 이장 본인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공사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금평1리 A씨는 “전 이장 H씨가 암거 설치와 관련해 주민들과 상의도 하지 않았다”며 “슬레이트 개량, 집수리, 화장실 정비도 혜택받은 사람과 받지 못한 사람이 있어 형평성에 어긋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1구간 복개공사는 암거 바닥과 도로 측면의 고·저차로 폭우 시 위험 요인이 있다”며 “모든 사업이 전 이장 H씨가 임기를 그만두기 전에 본인 위주로 추진했지, 마을과 주민들의 편리를 위한 공사는 아니었다”고 비난했다.

주민 C씨도 “전 이장이 모든 사업을 독단으로 추진했다”며 “공사에 대해 궁금한 게 있어 물어보면 ‘본인(전 이장)이 다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주민 D씨는 "주민을 위한 사업이라면서 정작 주민들이 불편해하는 시설을 만들었다"며 "처음부터 주민 설명회나 의견 수렴을 제대로 했다면, 이런 황당한 예산 낭비는 없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소하천 암거 공사를 하면서 전 이장(H씨) 토지가 포함되는 등 특혜 시비가 있었다. 콘크리트로 포장된 오른쪽 끝으로 전 이장 H씨 주택이 보인다.

전 이장 H씨는 “암거 설치는 급하게 하느냐고 주민 전체에게 설명은 하지 못했고, 그런 과정에서 주민들의 감정을 사게 된 것 같다”며 “주택과 슬레이트 지붕 개량, 하수도 정비 등은 정부 기관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개인이 원하면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마을 주민 간 마찰로 현 이장 L씨가 지난 2024년 전 이장 H씨를 사법기관에 고소했고, 전 이장 H씨가 형사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마을 주민들은 지난 13일 금평마을회관에서 ‘암거 설치 구간 철거 및 존치’ 관한 추진위원회 투표까지 치렀다.

이날 투표에는 마을 주민들의 요청으로 괴산군청과 한국농어촌공사 괴산·증평지사 직원들이 입회했다.

추진위원회 11명이 투표한 결과 철거 6명, 반대 4명, 무효표 1명으로 암거 전체 철거 결정이 났다.

지난 13일 금평마을회관에서 ‘암거 설치 구간 철거 및 존치’ 관한 추진위원회 투표가 있었다.

마을 사태와 관련해 현 이장 L씨는 18일 “투표가 끝난 지난 13일 바로 이장직을 사임했다.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탁상행정'이 불러온 초유의 예산 낭비 사태에 대해 사업 시행사인 괴산군 관계자는 “소하천 암거 공사를 하면서 전 이장(H씨) 토지가 포함되는 등 특혜 시비가 있었다”며 “군에서도 사업 관리를 위해 주민들을 접촉하며 노력은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암거가)철거가 될 경우 국·군비가 투입된 만큼, 위·수탁 계약서에 따라 농어촌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탁업체인 한국농어촌공사 괴산·증평지사 관계자는 “농어촌공사는 ‘철거는 안된다’는 입장이고, 괴산군은 ‘철거하라’는 방침이어서 법적으로 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 며 “암거 설치 예산과 향후 철거 비용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이 안돼 모른다”고 말했다.

낙후된 마을을 살리겠다며 투입된 국민 세금이, 주민 간 소통 부재와 이를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괴산군·한국농어촌공사·시공사의 탁상행정으로 혈세가 낭비되고 향후 시설물 철거와 원상복구에 필요한 추가 비용까지 이중으로 낭비될 처지에 놓여 있어 답답한 실정이다.

관계 기관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요구된다.

중부포커스  news@jb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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