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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 경덕중학교(교장 조선진)는 충청북도교육청의 ‘언제나 책봄’ 독서교육과 연계하여 학생과 교직원이 함께 책 속 문장을 옮겨 쓰며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필사존’을 운영하고 있다.
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경덕중학교 로비에는 조금 특별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복도를 오가던 학생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책을 펼쳐 문장을 옮겨 쓴다. 누군가 써 놓은 문장 뒤에 자신의 글씨를 이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여백에 작은 그림을 더하기도 한다. 한 글자 한 글자, 저마다의 손길이 쌓이며 평범했던 학교 로비는 어느새 따뜻한 이야기가 머무는 공간이 되고 있다.
10월의 첫 자락부터 운영 중인 ‘따뜻한 필사존’은 충청북도교육청에서 보급한 마음글 필사노트 ‘마음잇기’와 ‘마음키움’을 함께 쓰는 <모두의 필사>, 루리 작가의 『나나 올리브에게』를 한 권의 책으로 이어 쓰는 <책덕 이어쓰기>로 구성된다. 특히 『나나 올리브에게』는 상처와 상실을 경험한 인물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다시 살아가는 이야기로, 관계와 연대, 회복의 의미를 전한다는 점에서 이번 활동에 따뜻한 울림을 더한다.
‘따뜻한 필사존’의 특별함은 정해진 시간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학생들은 언제든 자신의 속도에 맞춰 짧은 문장을 옮겨 쓰고, 앞서 참여한 친구의 흔적을 발견하며 자연스럽게 책 속 이야기를 이어간다. 글씨의 모양도, 문장을 채우는 속도도 제각각이지만 그 다름이 모여 한 권의 책을 완성해 간다. 누군가의 문장에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이 더해지는 과정 자체가 학교 공동체의 특별한 독서 기록이 되는 셈이다.
교직원은 물론 학교에 교육실습을 나온 예비 교사들까지 필사에 동참하며 따뜻함을 더하고 있다. 학생들이 남긴 문장에 선생님의 손글씨가 이어지고, 예비 교사들의 정성스러운 필사도 더해진다. 평소 교실에서 가르치고 배우던 이들이 한 권의 책 앞에서 함께 읽고 쓰는 독자가 되는 것이다. 누가 먼저 쓰고 누가 이어 쓰든, 서로 다른 마음과 시간이 하나의 책 속에 나란히 쌓이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학교 공동체의 소중한 연결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번 활동은 빠르게 흘러가는 학교생활 속에서 잠시 멈추는 시간의 가치를 전한다. 서둘러 읽고 답을 찾기보다 천천히 문장을 따라 쓰며 그 의미를 곱씹고, 책 속 인물의 마음에 머물러 보는 시간이다. 학생들이 글씨를 쓰고 그림을 남기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은 필사가 문해력 향상을 넘어 정서적 안정과 자기 성찰, 공감의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경덕중학교는 오는 11월 30일까지 ‘따뜻한 필사존’을 이어가며 학생과 교직원, 예비 교사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독서 기록을 쌓아갈 예정이다.
조선진 교장은 “깊어가는 가을, 한 장 한 장 쌓이는 손글씨처럼 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는 학교의 일상도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학생들의 마음을 풍성하게 만드는 필사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낙엽이 한 잎씩 쌓이듯, 누군가 남긴 한 줄의 문장에 또 다른 한 줄이 더해지는 계절. 경덕중학교의 ‘따뜻한 필사존’에는 오늘도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손끝에서 피어난 문장과 그림, 그리고 저마다의 따뜻한 마음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곽재근 기자 news@jb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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